210827 산책로에 너구리가 살고 있었다

산책 하는데 개가 한마리 돌아가니고 있었다.
덩치는 다 큰 고양이 정도였다.
유기견인가 ... 우리 동네는 유기견이 없는데 .. 뭐지 .. 하긴 옛날에 있긴 있었다 유기견 .

유기견이 이렇게 눈에 불을 켜고 막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데 개가 원래 이렇게 눈에서 불이나나? 

개가 막 돌아다니네 ;;

 

뭘 자꾸 주워 먹는다

근데 개가 조금 신기하게 생겨서 사진을 찍으려고 폰을 꺼내는데 후다다닥 풀숲으로 도망을 쳤다.
아 그놈 참 엄청 민감하네 .. 고양이 인가 ..

밤공기가 시원해서 그냥 그 곳에 한참을 서 있었는데 뭐가 또 슬금슬금 다가왔다.
아까 그 개가 풀숲에서 나왔다.

 

벌레 주워 먹기

 

근데 좀 뭔가 개하고는 느낌이 다른데 ..

땅바닥을 킁킁대며 다니고 있었는데 뭔가를 자꾸 주워먹고 있는 거였다.
보니까 벌레들을 주워먹고 있다.
산책로 근처에 풀숲이 있어서 벌레들이 많다. 요즘은 또 귀뚜라미가 얼마나 많은지 완전 창궐했다.
귀뚜라미를 주워먹고 있다.

배가 고팠나.. 귀뚜라미를 주워먹네 ..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자세히 보니 개가 아니었다.

개가 아닌것 같은데 ..

헛 이것은 !!

앉아서 목을 긁고 있는데 개하고 비슷하다

그것은 다름아닌 너구리였다.
우왓!! 너구리다 너구리 ! 오오~~

너구리가 벌레를 주워먹고 있다. 너구리라면 벌레 먹는게 이상하지 않지~ .
우리동네는 완전 정글인가? ;; 족제비는 흔하게 보이고 저번에는 자라도 봤는데 이번엔 너구리라니 ..

너구리는 처음엔 잘 도망가더니 이젠 좀 더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도 도망가지 않았다.
귀뚜라미 주워먹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고 보니 , 여기는 하천도 있고 민물게도 많이 있어서 너구리가 살기에 딱 좋다. 너구리는 게를 잡아 먹는다 . 풀숲도 무성해서 속에 들어가서 살면 눈에 띄지도 않고 딱 좋다.

그런데 신기한건 내가 이 동네에 정말 10년을 넘게 살았는데 그 동안 너구리를 본적이 없단 말이지 ..

이 너구리는 도대체 어디서 온걸까.. 흠..
얼마전 산에 반달곰을 풀어놨다는 기사를 봤는데 ..
혹시 이 너구리도 방사를 한것인가?

 

여기저기 막 돌아다닌다 . 내가 안 무섭나?

강아지처럼 생기고 어떻게 보면 귀여워 보이지만 너구리는 위험하다고 한다.
사납기도 하고 물리면 온갖 병균 때문에 병에 걸릴수도 있다. 그리고 광견병에 걸린 너구리가 많아서 조심해야한다.

그리고 너구리는 라쿤과는 다른 동물이라고 한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전혀 다른 동물 이라는 것.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찍기는 했는데, 조금 무서웠다.
이제 잘 도망도 안가고 가끔 자전거탄 사람이 지나가고 킥보드도 지나가는데 전혀 도망을 안간다.
아마도 여기서 오래 살았나보다. 그래서 사람이 무섭지 않은가보다.

여기는 사람들이 앉아서 술도먹고 음식도 먹고 치우지도 않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것들을 너구리가 먹을 수도 있다.
외국에는 도심에 너구리가 고양이처럼 많아서 쓰레기를 뒤져먹는다고 한다.

야생 너구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게 신기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걱정이다.
너구리는 꽤 사나운 동물이라 .. 갑자기 휙 하고 나와서 물지라도 않을까 .. 무섭다.

그래도 또 사진을 찍고싶다. 다음엔 제대로 찍을 날이 오겠지.

산책로에 사는 너구리를 따라가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