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18 길에서 자라 발견-자라를 발로차는 할아버지

소나기가 온 후 젖어있는 거리를 산책을 하고 있었다.
핸드폰을 보며 걷다가 몇발자국 앞에 검은 비닐봉지가 보였다.

뭔가 들어있는것 처럼 볼록했는데 뭔가 더러운게 들어있을까봐 피해갔다.
에이.. 누가 이런데다 봉지를 버린거야? ..

근데 검은봉지가 움직이는 거였다. 꿈틀 꿈틀..
응? 뭐지?

어두워서 잘 안보였는데 , 자세히 보니 거북이 처럼 생긴 뭔가 ..
자라였다.

자전거 도로에 있는 자라 

자라는 실제로는 본적은 없지만 티비에서 본적이 있어서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고있었다.
거북이와는 다르게 등에 무늬가 없고 그냥 큰 바가지처럼 생겼다.
생각보다 엄청 컸다. 집에서 키우는 거북이처럼 귀엽게 생기지는 않았다. 조금 징그러웠다.
코가 길게 나왔는데 끝이 돼지코 같다.

자전거 도로에 있는 자라

자라는 사나워서 가까이 가면 문다고 한다. 물리면 절대 놓지 않고 , 손가락을 물면 잘릴때 까지 놓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좀 멀리서 사진을 찍었는데 , 손전등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제대로 잘 찍히지가 않았다.

순간 누가 자전거를 타고 옆을 지나갔다. 잠시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다시 돌아와서 딱 스더니 , " 뭐야 ? 자라야? "
나에게 물어봤다. " 응 , 자라야. " 이렇게 말하려다가 그냥 존댓말로 " 네 자라네요." 대답했다.
(나이를 먹었으면 먹었지 왜 초면에 반말이야. )

그리고 나서 나는 또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옆에 세우고는 다시와서 " 이봐 ~ 여기 자라도 사는거여? " 라고 했다.
"아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 라고 말하려다가 . " 네 사나봐요. 비가와서 길에 잠깐 나왔나봐요." 라고 말해줬다.
(아 왜 자꾸 반말인데 .. 나이 먹은게 벼슬이야? )

코가 뾰족한 자라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또 사진을 찍었다. 밤이라 사진이 잘 찍히지 않았다. 여러번 찍었는데 제대로 찍힌게 없다.
사진을 더 찍으려고 했는데 , 갑자기 할아버지가 자라를 발로 막 차는 거다. " 자라는 물로 가야지~ " 이러면서 .
(너나 집으로 가 이 영감탱이야~ . 사진 찍고 있는데 왜 와서 지렁인데 .. 아 증말 진짜. 이상한 늙은이네 .. 자라가 알아서 잘 가겠지. 근데 왜 또 자라를 발로 차고 그러는데 ?... ;;)
진짜 막 공차듯이 자라를 발로차서 뒤집히기도 하고 그랬다.
"할아버지 발로 차지 마세요. 그냥 놔두세요. " 라고 했는데도 듣지도 않고 계속 발로차서 결국 하천으로 굴러떨어졌다.

자라를 발로차는 영감탱이

아 .. 열이 받았지만 , 그냥 참고 내 갈길 갔다.
그 할아버지 .. 자전거나 탈것이지 와서 지렁인지 진짜 ..
자라를 더 보고 싶기도 했고 , 사진도 더 찍고싶었는데 ...

요즘은 나이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어른대접을 해주면 안된다는걸 알게 되었다.
초면에 반말을 하질 않나 동물을 발로 차고 막 .. 아우 이 꼰대들 진짜 .. ;; 날씨도 더운데 진짜 확 마. .

그나저나 자라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에 또 한번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