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붙어 있던 민달팽이의 정체가 밝혀 지자 공포에 질리고 말았다

겨울이 되니 산책도 무미건조하다.  여름에는 조금 걷다 보면 각종 곤충들과 야생 동물들이 보여서 늘 신이 나는데 , 겨울에는 정말 고요하다.  가끔 너구리가 보이긴 하는데 그것도 여름만큼은 아니다. 추워서 그런지 너구리들도 잘 움직이지 않나 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많이 보이던 민달팽이도 이제는 안 보인다. 

 

그냥 터벅터벅 걸었다. 추억을 떠올리며 , 걷다가 딱 멈춰서 " 헛 여기는 사슴벌레 봤던 곳인데, 헛 여기는 두꺼비가 사는 곳인데 ,  " 헛 여기는 ! 헛 여기는!! "..  다 어디 간 거니 곤충들아 동물들아 ~  ㅜㅜ 
보이는 건 별 밖에 없네 ..  별이나 좀 찍어볼까.. 
다시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  벽에 뭔가가 붙어 있었다. 

 

뭔가 약간 빛에 번쩍 거리기도 하고, 축축한 느낌도 나고 , 뭔가 물컹한 느낌도 나는 게.. 연체동물의 모습이었다.  " 헛 민달팽인가? "  나는 기뻐서 따그닥 따그닥 뛰어갔다.  신이 난 당나귀처럼. 이히히히힝~ 
어 이게 뭐지? 꽤 컸다. 분명 엄청 큰 민달팽이가 붙어 있으리라~ . 
나는 조심조심 벽에 붙은 그것에 핸드폰 플래시를 비췄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그것의 정체. 

ㄷㄷㄷ

 

 
으악~~
똥이다~~  
 
으악 ! 뭐야..  똥이다~  으악.. 
왜 똥이 벽에 붙어있는 거야.  우웩 ~ 웩웩웩.. 
 
가끔 민달팽이를 보고 개똥인줄 알고 놀란 적은 있지만 ,  개똥을 민달팽이로 착각을 하는 일이 생길 줄이야...
나도 곤충 블로거 다 됐네 ..  

 
아니 근데 왜 개똥이 벽에 붙어 있는 거야.  누가 붙여 놓은 거야? 
개가 엉덩이를 벽대 대고 싼 건가???  
과연 그 개똥은 왜 벽에 붙어 있었던 것일까? 
암벽 타기 중이었나? ;; 
미스터리다.